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특집-2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특집-2
  • 정성은 기자
  • 승인 2018.03.28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성은/편집국장

광진투데이는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실시와 동시에 헌법개정(憲法改正) 국민투표가 함께 논의되고 있는 만큼 개헌 관련 주요 쟁점과 더불어 지방분권, 지방자치 등 관련 내용을 6회에 걸쳐 연재하도록 한다.  <편집자 주>

1) 87년 체제를 넘어
2) 권력구조와 정부형태 논의
3) 왜 지방분권인가?
4) 지방분권 개헌의 과제와 쟁점(1)
5) 지방분권 개헌의 과제와 쟁점(2)
6) 광진구의 지방자치 현황

▲ 정성은/편집국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정부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대국민 공고 절차를 개시했다. 여야는 지지부진하던 국회 개헌안 마련을 위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개헌안과 관련해 이견이 가장 큰 부분은 무엇보다 권력구조를 어떻게 개편하느냐의 문제이다.
정부안에서 고수하고자 하는 대통령제(임기는 4년 연임제), 야당에서 주장하는 분권형 대통령제 중 어떤 정부형태를 채택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대통령의 임기는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총리는 누가 어떻게 선출하며 권한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 하는 것들이 바로 권력구조, 정부형태와 관련한 쟁점이다.

정부형태가 개헌안 논의에 포함된 배경에는 1987년 개헌을 통해 채택되었던 5년 단임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존재한다. 즉 5년 단임 대통령제로 인해서 권력이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되어 정치과정 전반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결과를 초래한 반면, 대통령의 막강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들은 미흡해서 대통령의 권력남용이나 권력형 부패가 반복되었다는 것이다.

작년 7월, 국회가 실시한 국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9.8%가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하거나 견제장치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서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문가 집단의 경우 그 찬성비율은 88.3%로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한편 선호하는 정부형태에 있어서는 전문가 집단의 경우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48.1%)가 혼합형 정부형태에 대한 선호(41.7%)보다 더 높았지만, 일반 국민은 혼합형 정부형태에 대한 선호(46.0%)가 대통령제에 대한 선호(38.2%)보다 더 높았다.

여기에서의 혼합형 정부형태란 '국민이 뽑은 대통령과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공동으로 책임지는 정부형태'로서, 이원정부제·분권형 대통령제 등으로 불리는 정부형태를 의미한다. 일반 국민들 중 많은 수는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권한의 일부를 총리에게 이양하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혼합형 정부형태를 선호한 것으로 생각된다.

엄밀히 말하자면 현재 야4당이 사용하고 있는 이른바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용어는 정부형태에 대한 학문적 개념은 아니다. '분권'이라는 긍정적인 가치를 강조하면서 제왕적 대통령제와의 상대적인 면을 부각시키려고 사용하는 측면이 강한 용어이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는 야당들 간에도 어떤 분권이냐에 관해 이원정부제, 총리추천제, 총리선출제 등 입장 차이가 크다.

그렇다.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분권형 대통령제 주장과 관련된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과연 어떤 정부를 말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다.

대통령 4년 중임제의 경우, 미국이라는 대표적인 운영사례가 있어서 구체적인 제도의 틀이 명확한 반면, 이원정부제는 그 사례로 논의되는 국가마다 대통령과 총리 간 권한배분의 정도나 구체적인 운영방식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현실 정치에서 이원정부제 국가들은 대통령제적 특징과 의원내각제적 특징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해서 활용하고 있는데, 대통령제와 의회제 중에서 어떤 제도의 특징이 더 많은가에 따라서 준 대통령제 또는 분권형 대통령제나 준 의회제로 불리기도 한다.

이원정부제를 대표하는 프랑스 제5공화국은 '대통령제적 이원정부제'로 불릴 정도로 대통령의 권한이 강하지만, 오스트리아는 대통령이 행사하는 실질적 권한은 매우 약해서 '의회제적 이원정부제'로 불린다.

제도적으로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됨으로써 권력남용이나 독재의 위험이 있는 대통령제의 단점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원정부제에서 집행권 분점은 대통령과 총리간의 정치적 책임 소재 역시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갈등의 소지가 있다.

특히 대통령과 총리의 소속정당이 다를 경우에 둘 간의 갈등은 심각한 정치적 교착상태를 야기할 수 있다. 반면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정당소속일 경우에는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해져서 이를 견제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원정부제는 그 운영이 원활하게 작동할 경우에는 대통령제와 의회제의 장점을 결합한 제도로 기능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오히려 두 정부형태의 운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점들이 더 부각될 위험도 존재한다.

한국의 권력구조에서 파생되었던 문제점들이 단순히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만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원정부제를 채택하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총리간의 협치를 통한 책임정치라는 선순환을 도출해내기에 적합한 정치적 토양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개헌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또 한 명의 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되었다. 권력구조와 정부형태에 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는 개헌안을 내놓으며 국회에 합의를 요구하고 결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국민들은 이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도를 가지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국민적 합의를 이루어 내기 위해 이해를 돕기 위한 충분한 설명과 공론의 장이 활짝 열려야 할 때이다.
<기사 문의 및 제보: 정성은 편집국장 (belarbre01@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 특별시 광진구 용마산로128 원방빌딩 501호(중곡동)
  • 대표전화 : 02-2294-7322
  • 팩스 : 02-2294-732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주연
  • 법인명 : 성광미디어(주)
  • 제호 : 성광일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336
  • 등록일 : 2010-09-01
  • 창간일 : 2010-10-12
  • 회장 : 조연만
  • 발행인 : 이원주
  • 자매지 : 성동신문·광진투데이·서울로컬뉴스
  • 통신판매 등록 : 제2018-서울광진-1174호
  • 계좌번호 : 우체국 : 012435-02-473036 예금주 이원주
  • 기사제보: sgilbo@naver.com
  • 성광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성광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gilbo@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