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의 북치고 장구치고
김정숙의 북치고 장구치고
  • 성광일보
  • 승인 2017.07.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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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김정숙 논설위원

카톡 문자를 읽긴 읽었는데 이도저도그도 아닌 묵묵부답의 현상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눈팅만 하고 답이 없는 사람의 심리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
사람은 참 어렵다.

말하는 기능 쓰는 기능 듣는 기능을 모두 지녔어도 심리 읽는 기능까지 지녀야 하니 엄마, 아빠라며 꼬리를 흔들거나 심드렁하게 드러누워 거부표시를 하는 반려견의 심리를 읽는 것보다 사람심리 읽는 게 더 어렵다.

대체 말을 해야  알지!
물론 묵언과 부답의 심연엔 깊은 속이 있겠지만 그걸 말하지 못하는 사람, 말 안하는 사람, 말 못하는 사람의 심경엔 어떤 것이 있는 걸까?
이것저것 따져보고 맞춰보는 중이라 신중한 걸까?
몸이 바빠서 깜빡 한 걸까?
몸이 아프거나 집안에 대사가 있는 걸까?
아리송하거나 애매한 심리게임에선 어떻게 처신해야할까?

바빠서 답을 못했다거나 대답할 여유가 없어서 그랬다는 대답이야 선수생활 50년을 넘긴 시점에서 영혼 없는 답변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채지만 어쨌거나 그런 대답은 눈치껏 예측해서 반대이거나 거부 의사표시로 알아채면 십중팔구는 맞는 경우가 많다.
나도 한 때 이런 짓을 했었다.
'짓'이라고 하는 이유는 내가 했던 행동이 별 시답잖은 행동이었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서 이런 경우다.

모임이나 단체에서 의견을 묻는 단톡, 밴드메시지에 찬성이나 반대 의견 또는 1,2,3번 중 택해야 하는 경우 메시지를 보고도 다른 사람들이 답변하기를 기다렸다가 다수가 동의하는 의견에 댓글을 달거나 읽고도 댓글 달기를 망설이는 경우다.

역지사지라고 내가 단톡에 의견을 묻고 답변을 기다릴 때 내가 한 짓이 '짓'이란 걸 알았다.
찬성이건 반대건 의사표시를 해 준 사람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대답을 해야 일을 추진할지 말지 의사결정을 하지!
온라인상의 의사표시를 묻는 경우는 이렇게 어렵다.
오히려 면대면의 오프라인상에선 이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말해봐!”라고 곁에 있는 사람에게 묻는다면 찬성이건 반대건 심지어 잘 모르겠어도 그 자리에서 의견 수렴은 이루어 질 수 있다.

문명의 발달은 어디에서나 오류와 문제점을 달고 사는데 이런 경우도 문제에 해당한다. 
의견을 묻거나 동조하는 집단 심리는 상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버젓이 곰팡이를 더 피운다. 상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으니 온갖 핑계거리 온갖 변명거리 온갖 눈치 보기, 실과 득을 따질만한 인간의 이기가 제대로 발효할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엔 직접 통화를 해서 의견을 묻는 방망이질을 할 수밖에 없는데 방망이 드는 횟수가 빈번하다면 그 온라인 커뮤니티는 성공적인 커뮤니티라고 할 수 없다.

의사표시 하는 것도 수동적인데 뭔 단체행동의 커뮤니티를 한다고 밴드니 단톡이니 하며 까똑까똑거리는 휴대폰 소리에 밤잠을 설치는가?

너무 적나라 하게 꼬집어서 어떤 이는 내가 미울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속이 다 후련할 수도 있다. 그래도 할 말은 하는 나로선 어쩔 수 없다.

자존감이니 자존심이니 자아정체감이니 하는 게 넘쳐나는 사람이라고 아무리 떠들어도 내 의사표시 하나 능동적으로 못 하고 집단 심리에 동조되어 눈치 본다면 그의 눈은 세상을 직시하며 자신의 삶을 사는게 아니라 남의 눈치 보며 타인에게 저당하는 삶이다.
어떤가, 내 말이 틀린가?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단톡이든 밴드든 의견을 묻는 질문엔 즉시 답하라.
근황에 슬픈 일이든 졸라 바쁜 경사중이 아니라면 봤으면 가부의 댓글을 다시라.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 언제까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해도 좋다.
바빠서 답을 못했다고? 
경황이 없었다고?
이럴 땐 휴대폰을 끼고 사는 당신에게 대 놓고 할 말 있다.
'구라치지 마시라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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