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퍼스트 펭귄, 요셉과 다니엘”
<빛과 소금> “퍼스트 펭귄, 요셉과 다니엘”
  • 성광일보
  • 승인 2017.03.2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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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범 담임목사/왕십리 성은교회
▲ 최민범 담임목사/왕십리 성은교회

레밍은 들쥐의 일종으로서 몸길이가 3.5cm에 불과하다. 뛰어난 번식력으로 집단으로 이주해야 한다. 어느 날 이들이 이주하다가 해안 절벽을 만났는데 리더 레밍이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니까 그 뒤를 따르는 레밍들도 앞을 따라서 뛰어 내려 다 죽었다. 이와 같이 맹목적으로 남을 따라하는 것을 '레밍효과'(lemming effect)라 부른다.

아프리카에 스프링 폭스(spring fox)라는 산양이 있다. 이 산양들은 떼 지어 다니다가 선두그룹의 양이 풀을 다 뜯어먹어 버린다. 그러면 후미의 양들은 먹을 것이 없어 본능적으로 앞의 양들을 머리로 밀게 된다. 밀리고 밀려 뛰게 되고 그러다가 벼랑에서도 멈추지 못하고 다 떨어져 몰사한다는 이야기다.

이와같이 작은 일탈행동이 과격한 집단적 파괴로 발전하는 현상을 스템피드 현상'(stampede phenomenon)이라고 부른다. 한 마리의 가축이 놀라 우왕좌왕하면 주변의 가축들이 모두 놀라 뭔지도 모른 채 우르르 내달리게 되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와 반대되는 현상도 있다. ‘펭귄효과’다. 위의 현상들과 똑같은 원리와 현상이지만, 인용될 때는 다르게 해석된다. 펭귄이 귀여워서일까? 펭귄도 무리지어 생활한다. 바다로 함께 나간다. 그런데 바다로 뛰어들기 직전 모두들 주저하게 되는데, 그때 용기 있게 뛰어드는 한 마리의 펭귄. 그가 또는 그녀가 ‘퍼스트 펭귄’(First penguin)이다. 그 용기를 따라 모두 함께 뛰어들어 먹이 사냥을 한다. 굶주렸던 배도 채운다. 퍼스트 펭귄은 바다사자의 먹잇감이 되는 위험도 있다. 그러나 먼저 뛰어든 용기 있는 펭귄 덕에 나머지 모두가 용기를 얻게 되고 먹고 살 길을 얻게 된다. 길을 만들어 내는 퍼스트 펭귄 이야기다.

성경에 퍼스트 펭귄처럼 좋은 영향을 주는 인물들이 있다. 요셉과 다니엘이다. 퍼스트 펭귄 요셉은 당시의 거대한 바다와 같은 애굽으로 먼저 뛰어들어 가족과 이스라엘을 먹여 살렸다. 물론 신학적으로는 하나님께서 애굽으로 뛰어들게 하셔서 모두를 먹여 살리신 것일지라도 인간의 편에서 보면 퍼스트 펭귄이다. 퍼스트 펭귄 다니엘도 강대국 바벨론과 바사로 뛰어들어 공동체를 열강 가운데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도록 용기를 주었다.

퍼스트 펭귄을 자처하는 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대된다. 용기를 보여주고 산적한 조국의 문제의 바다에 뛰어들어 주기를 바란다. 국민들 모두가 팔로워가 되어 새로운 정치 경제와 외교의 생태계속에서 먹고 살 수 있도록 말이다. 레밍들은 들어가고, 퍼스트 펭귄이여 등장하라.

사실, 튀어나온 배와 짧은 팔다리와 걷는 행태를 보면 나도 신체구조상 펭귄 쪽에 가깝긴 한데, 나와 비슷한 사람들도 나선 듯하다. “예끼 이 사람아” 들쥐와 산양들은 들어가고, 펭귄이 퍼스트로 나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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