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국전 참전에서 군의 현대화·정규화 즉 직업주의 필요성을 체험하였다. 그의 기본 입장은 군대 단위에서의 당의 역할을 감소시키고, 당의 군에 대한 통제를 완화시킴으로써 군을 독립적인 세력으로 육성시키려는 데 있었다. 또한 그는 군의 현대화가 불가피함을 역설함으로써 무기보다 '인간 중시론'을 폈던 마오 군사노선 추종자들과 충돌하게 되었다. 그의 일관된 입장은 자연히 소련의 현대식 무기 원조에 대한 기대를 모으게 만들었다. 그는 1957년 11월 모스크바 방문시 소련군에 대한 인상을 “우리가 20일간 소련에 머무는 동안 영웅적인 소련 군대는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소련 군대는 최신 무기로 무장되어 있다. 소련 군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훌륭한 모범이다."라고 평가하였다.
그의 이러한 군 현대화에 대한 집념은 직업주의적 군대의 양성과 전문화된 군대 건설이라는 측면에서 친소파에 속하였다. 당시 소련의 원조를 줄이면서 독자적 군사력 강화를 도모했던 마오의 입장에서 보면, 분명히 펑은 우파적 위치에 서 있었다. 특히 중소분쟁이 심화되어 소련으로부터의 핵기술 원조계획 중단과 관련된 중소관계의 악화는 그의 입지를 더욱 곤란하게 만들었다. 소련의 일방적 핵기술 원조 취소는 중국에게 커다란 배신감을 맛보게 만들었다. 물론 이 사건은 결과적으로 중국이 독자적으로 핵개발에 성공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국방정책 및 안보정책을 둘러싼 중국 지도부 내의 갈등과 대립은 1958년부터 군대 내에서의 정풍운동인 '모택동군사사상학습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예견되었다. 이 주된 목적은 군의 친마오 좌파세력을 동원하여 펑의 군 현대화노선을 비판하는데 있었다. 펑의 소신인 군의 전문화는 군대의 직업주의(professionalism) 확립이었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유격대 전통의 마오의 군사노선에 반기를 들었으며, 군대를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하는 데 반대하였던 것이다.
펑의 도전과 좌절은 많은 정치적 후유증을 가져왔다. 군부 내의 일부 장교단은 이에 대해 많은 불만을 품게 되었고, 이에 따라 군대 내의 당 조직은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당의 펑에 대한 공식비판은 그와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군은 물론이고 당·정 각급 수준에서 수십 만 명을 비판 대상에 올려놓았다.
당의 결정으로 현대전에 있어서 기술·장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의 요소가 더 중시되어야 한다는 종래 마오의 주장이 관철되었다. 이것은 마오의 군사노선에 대한 철저한 답습이었고, 당의 군에 대한 절대적 우위를 인정한 것이며, 군부 내에서 마오에 반대하는 세력이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는 당의 군에 대한 우위 입장을 정리한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