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를 위하여
<특별기고>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를 위하여
  • 성광일보
  • 승인 2016.09.3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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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평연(서울지방병무청장)

▲ 황평연(서울지방병무청장)
과거에 군인은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민주주의가 꽃피웠다는 고대 그리스도 군인은 시민이어야 했다.

심지어 조선시대의 군역은 양인이상 즉 양반부터 평민의 신분을 가진 사람만이 수행해야 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군인이 되는 것은 사회에 대한 일종의 신성한 특권이기도 했다.

우리는 이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고도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단어로서 초기 로마시대에 귀족 등의 지도층이 보여 준 도덕성과 솔선수범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지도층이 전쟁에 참여하는 전통은 투철했는데 로마 건국 이후 500년 동안 원로원에서 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분의 1로 급격히 줄어든 것도 계속되는 전투 속에서 귀족들이 많이 희생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귀족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의해 로마는 고대 세계의 최대 제국이 되었다.

현대에 들어서도 강대국의 면모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영국의 경우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의 고위층 자제가 다니던 이튼칼리지 출신 2000여 명이 전사했고 포클랜드 전쟁 때는 영국 여왕의 둘째 아들 앤드류 왕자가 헬리콥터 조종사로 참전하였고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는 해리 왕자가 역시 헬리콥터 조종사로 참전하였다.

미국은 6.25전쟁 때에도 미군 장성의 아들이 142명이나 참전해 35명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입었다. 미8군 사령관으로 본인도 의정부지구에서 순직한 월튼 워커의 아들인 샘 워커는 육군 대위로 참전하여 훈장까지 받았다. 후임 8군 사령관 밴 플리트의 외아들인 밴 플리트2세는 B-29폭격기 조종사로서 북한 지역에서 야간폭격 임무수행 중 실종되었는데 밴 플리트는 장병들의 위험을 이유로 수색 구조를 포기시키기도 하였다.

많은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국방의 의무는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로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특권은 동서양에서 국민국가가 형성되고 국민개병제로 바뀜에 따라 오늘날 국민모두가 노블레스(Noblesse)가 되었으며 그러기에 국방의 의무는 모두의 오블리주(Oblige)가 되어 누구나 이행하여야 하는 의무로 인식된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위기 때마다 스스로 전역을 연기하려는 장병들의 발걸음이 쇄도하고, 각 군 모집병에 대한 엄청난 지원율, 자발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려는 국외 영주권자의 증가 등은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우리나라에서도 구현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가 아닐까?

그럼에도 아직도 일부에선 병역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고의적인 어깨 탈구, 가족까지 속이면서 정신질환자로 위장 하는 등 심심치 않게 법과 제도를 교묘히 이용한 병역면탈 시도가 적발되고 있다. 아직도 병역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은 것 중 하나인 것이다.

국민으로서 당연히 이행해야 할 병역의무를 은밀하고 교묘한 방법으로 피해 가려는 것은 다른 사람의 노력과 희생 위에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비겁한 무임승차 행위다. 이러한 사람들이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그냥 둔다면 우리 사회는 그 바탕부터 붕괴될 수 있다.

이에 병무청은 병역의무를 의무이자 자랑스러운 권리로서 ‘예외 없는 병역의무 정착과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5일 공포된 「공직자 등의 병적 관리」법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 제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공직자와 그 자녀 중 병역의무대상자에 대하여 제1국민역(병역준비역)에 편입되어 입영 또는 복무만료 될 때까지 병적을 집중관리하여 공직을 이용한 부정행위를 예방함과 동시에 사회지도층이 솔선수범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사회적 분위기 정착을 위해 마련한 제도이다.

이외에도 병무특별사법경찰권의 집행 등을 통해 면탈자는 끝까지 추적해 공정한 의무 이행을 하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매년 3대가 모두 현역 등으로 병역을 마친 가족을 “병역명문가”로 선정하여 각종 우대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병역이 자랑스러운 사회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국가를 지탱하는 힘은 철저한 국방력에 있으며 국민의 자발적이고 성실한 병역의무 이행은 이의 근간이 된다. 이에 우리 병무청은 앞으로도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자긍심을 갖게 되고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부강한 나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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