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수 칼럼>'기업들은 왜 경제활동을 하는가?'
<박용수 칼럼>'기업들은 왜 경제활동을 하는가?'
  • 성광일보
  • 승인 2016.08.2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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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수/광진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집행위원장

▲ 박용수/광진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집행위원장
최근 옥시 사태와 폭스바켄의 조작사태를 볼 때 기업의 경제활동에 대한 회의가 든다. 부단 기업의 경제활동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일들이 하루 이틀만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잊혀져 간 남양유업과 대한항공의 갑질 또한 떠들썩한 이슈가 되었다.

아마도 이러한 기업활동의 문제점인 밑바닥에는 특정한 몇 사람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깔려있을 것이다.

'기업들은 왜 경제활동을 하는가?' 뻔한 질문일 것이다.
하지만 경제(經濟)라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이 생활을 함에 있어서 필요로 하는 재화나 용역을 생산, 분배, 소비하는 모든 활동」이라고 기술되어 있다. 또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경제하다」라는 용어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람이)세상과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구제하다.'이다.

사전적인 경제의 의미와 오늘날의경제활동과는 많은 차이가 난다. 경제라고 쓰고 극대화된 이익이라 읽는다. 뭐 원래 경제는 그런 것이었을까? 아니면 언제부터 본래의 의미와 현실의 의미가 차이가 났을까?

사회학자들은 경제가 사회 안에 있었다고 한다. 경제활동을 통해 사회가 이롭게 되는 것이 경제의 설계였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사회 밖으로 키워지며 경제만을 중시하게 되었다. 그 결과 오늘날의 경제는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 그래서 사람들의 건강은 이익을 위해서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렸다. 더 나아가서 모든 사람이 경제활동을 하지만 그것으로 구제되지 못하고, 오히려 부익부와 빈익빈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뿐이다.

쇼설 이코노미가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GDP의 10%를 차지한다. 쇼설 이코노미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사회적경제'다. 사회적경제는 근본적으로 경제가 사회 안에서 사회를 이롭게 해야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회적경제의 등장은 영국의 산업혁명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산업혁명시기 서민들의 삶은 무척 힘들었다. 어린이조차 하루에 17시간 일을 하지 않으면 먹지 못하는 시기였다. 더군다나 영국의 로치데일 지방에서는 흙이 섞인 밀가루, 불량 양초와 버터를 파는 상인들이 대부분이었다. - 이는 마치 뭐하나 안전하게 먹고 사용할 것이 없는 오늘날의 시장을 보는 듯하다.- 동네사람 몇몇은 서로모여 안전한 상품을 파는 상점을 만들어 보기 시작했다. 혼자서는 어려우니 28명이 3년간 돈을 모아자본금을 마련하여 조그만 가게를 창업할 수 있게 되었다. 본래 아무것도 처리되지 않은 밀가루는 살짝 누런빛을 띤다. 이 누런 밀가루를 비롯한 우리가 먹고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팔기 시작하였다. 작은 가게는 주민의 이용이 늘어나고 또한 주민들이 경영주체로 참여하면서 제분공장까지 만들게 된다. 연말에는 이익이 나서 경영에 참여한 주민들에게 배당을 주었다. 이러한 모델은 영국 각 처에 퍼져 오늘날의 소비자협동조합의 효시가 되었다.

사회적경제는 이렇게 나타났다. 사회적경제는 공통의 필요와 욕구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사업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다.

이 분야의 권위자인 프랑스의 학자 드프루니(Defourny)는 “사회적경제를 구성원 또는 공익을 위한다는 목표, 경영의 자율성, 민주적인 의사결정, 수익배분에 있어서 자본보다는 사람과 노동의 중시라는 4가지 원칙을 따르는 협동조합, 상호공제조합, 민간단체에 의해 수행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라고 정의한다.

1990년대 캐나다의 당시의 퀘벡은 12%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로 애를 먹고 있었다. 이 때 퀘벡의 여성운동이 '빵과 장미를 위한 행진'이라는 이름의 경기 침체와 실업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이어서 퀘벡 주정부와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각종 시민단체들이 빈곤과 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찾기 위한 연석회의를 갖게 된다. "No Loser"라는 모토로 경쟁이 아닌 함께 사는 경제를 표방하며 사회적경제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에 와서는 사회적경제가 창출하는 일자리는 7만8000개에 이르며, 연간 매출은 180억 달러(약 19조 8000억 원), 자산은 1000억 달러(약 110조 원)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안에 '두레'가 있었다. 함께 한 마을의 농사일을 짓는 모임과 활동, 이 전통을 지금 우리는 다시 되돌아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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